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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 13기 국외유학장학생 대표답사(NYU 이희범)

  • 작성자 등록자 관리자
  • 등록일 등록일 1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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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13기 국외유학장학생 대표답사 




New York University 박사과정

11,13기 장학생 이희범




 


 안녕하십니까. 저는 11기 국외 유학 장학생이자, 제 13기 관정 국외 유학 장학생 대표로 답사를 맡게 된 이희범 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장학생들을 대표하여 저희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고 선발해 주신 관정 이종환 선생님과 이석준 이사장님 그리고 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대표로 답사를 하는 일은 여간 부담스러운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지난 2년간 관정인으로 느낀바를 여러분들과 나누라는 것이라 생각하고 유학생활 중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웠던 두가지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먼저, 시간의 질보다는 양을 더 신뢰하는 것 입니다. 리버풀의 별 볼일 없는 락 밴드는 이국의 허름한 술집에 일자리를 얻습니다. 거기서 일 년 반. 하루 여덟 시간씩 꼬박 연주를 합니다.  이른바 함부르크 시절이라고 불리는 바로 그 시간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 비틀즈를 만들었죠. 미술 선생이었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비둘기 발만 반복해서 그리라고 시킵니다. 무수히 많은 파지가 휴지통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비둘기 발에 주름 하나하나까지 그릴 수 있게 됐을 때 그는 사람 얼굴과 몸의 세부적인 특징까지도 저절로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파블로 피카소 얘깁니다.  


 사실, 저는 고등학교시절, 학부시절 벼락치기를 즐겨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겼고 그에 익숙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석사과정을 통해 대학원과정의 공부를 접하며 더이상 그것이 가능하지 않음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학문의 길은 절대 하루이틀내 끝에 도달할 수 없는 멀고도 긴 여정임을 깨달았습니다. 

 
 연구 아이디어가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매일 공부하는 습관, 아는 것을 다시금 되풀이 하는 것, 이런 반복의 과정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지루하지만 긴시간 쌓이고 쌓여 일종의 리듬을 갖게 되는 순간이 있고 그런 습관이 우리의 재능과 만날 때 내실있고 좋은 연구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 말한 비틀즈나 피카소처럼 말이죠.


 다음으로, "정도"의 추구입니다. 여러분 '지름길 반응'이라는 심리학적 용어 들어보셨는지요. 설치된 통로가 있는데도 되도록 지름길을 걸어서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려고 하는 걸 말한다고 합니다. 이는 특히 요즘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심심치 않게 통용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앞에 조금 더 편하고 빠른 길이 보이면 그곳으로 가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요즘엔 그렇게 하는 것이 대단한 능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중의 서점을 가 보더라도 성공의 지름길, 행복의 지름길을 논하는 책이 즐비한 것을 보면 지름길을 찾는 사람이 곧 성공하고 행복하다고 여기는 것이 요즘의 패러다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걷는 학문의 길 만큼은 항상 “정도”를 추구해야 그 끝에 결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자기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해야 좋은 학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도”는 이종환 선생님의 자서전 제목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은 항상 “정도”를 추구하며 살려고 노력하셨다고 합니다. 관정인이라면 이런 선생님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대학원 생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두가지를 바탕으로 학업을 이어 나가는 것, 쉽지 않은 도전이고 때로는 외롭고 힘들 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관정인들의 존재 자체가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때로는 서로 돕고 또 의지하며 좋은 학자가 되는 길을 걷는 관정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한번 장학생으로 선발해주시고 이런 자리 마련해 주신 이종환선생님과 이석준 이사장님 그리고 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말씀 드립니다.